어제 7월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킹덤 - 아신전'이 개봉되었습니다. 킹덤 아신전은 전지현을 주인공으로 수도 한양이 아닌 북방에서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킹덤은 넷플릭스에서 시즌 1, 시즌 2를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통해 공개한 좀비 시리즈물입니다. 'K좀비'라는 단어를 확산시키며 어마어마한 이슈를 만들어 낸 작품이죠.
1. 생사초의 시작
이번 킹덤 아신전(이하 아신전)은 시간 순서상 킹덤 이야기의 맨 앞에 위치합니다. 일종의 프리퀄이죠. 킹덤 시즌2의 마지막 전지현의 등장으로 이후 이야기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시간 순서상 그 이전의 이야기입니다. 만약 아직 킹덤 시즌 1, 시즌 2를 관람하지 않으신 분이라면 이번 아신전부터 시작하셔도 무방합니다. 킹덤 스토리를 관통하는 '생사초'의 이야기 입니다.
2. 늘어지는 스토리 전개
킹덤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엄청난 화제를 몰고 오게 된 것은 킹덤의 설정과 화려한 의상, 그리고 좀비의 독특함입니다. 그런데 이번 아신전은 이런 멋진 설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시작'이라는 관점으로 봤을 때 너무 조촐합니다. 할리우드 초반 5분의 법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반부가 너무 지루하게 끌려갑니다. 반전의 깊이 역시 너무 얕습니다. 조금만 눈치가 빠르다면 누구나 알아챌 수 있는 반전입니다.
진행 또한 너무 답답하고 감정기복이 없습니다. 추운 겨울의 북방이라는 설정은 이해하지만 너무 어둡고 춥고 답답한 나날들이 계속되니 긴장의 끈을 잡고 있다가도 손이 너무 아파 이 끈을 놓아버리게 됩니다. 뒤쪽은 그냥 '그런가 보다'하게 되는 치명적인 스토리의 단점입니다.
3. 사운드의 아쉬움
영화에서 시작적인 요소와 함께 긴장감을 올려주는 것은 영화의 사운드 입니다. 아신전의 사운드는 전작에 비해 상당히 조촐한 수준입니다. 긴박감도 부족하고 좀비들이 달려들 때도 긴박감을 주는 음악보다는 '아 좀비가 달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대사 전달 또한 문제입니다. 음성 녹음이 잘 되지 않은 것인지, 날이 너무 추운 것인지 발음이 정확하지 못합니다.
킹덤 1,2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있었습니다. 인물들의 대사 속도가 너무 빠르고 웅얼거리는데다가 날씨까지 추워서 입술이 잘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라 가끔 자막을 봐야만 정확히 인물의 대사를 들을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이번 아신전에서는 좀 나아지나 했는데 큰 발전이 없어 아쉽습니다.
4. 기복없는 인물들의 연기
전지현의 전작 중 하나인 '도둑들'은 전지현 연기의 큰 변곡점 이었습니다. 이전만 해도 전지현은 '연기보다는 캐릭터'에 주목받는 역할을 주로 맡았었는데 도둑들은 연기와 캐릭터 둘 다 잡았다는 호평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아신전에서는 그 발전된 연기를 알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너무 평면적이고 캐릭터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 사건을 끌고 가는 연기가 너무 담담합니다. 이러한 담담한 진행 때문에 전체 내용의 템포가 늘어져 버렸습니다. 런닝타임이 그리 길지 않아서 영화가 지루해지는 단계까지 가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전지현을 출연시켜서 이 정도밖에 뽑아내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
5. 더 짧은 단편이었으면
아신전의 러닝타임은 100분이 채 안됩니다. 요즘 영화가 보통 2시간이 넘고 킹덤의 한 회차가 50분정도 인 걸 감안하면 매우 짧은 이야기이죠. 이렇게 만들 거라면 차라리 더 담백하고 짧게 만들었으면 어떨까 합니다. 스토리의 반전이 크지가 않고 사족 같은 장면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지현이라는 스타가 더 아깝게 느껴집니다. 불필요한 요소를 쳐내면 50분에 더 긴박감 있는 연출이 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6. 긴 서사의 시작으로서는 합격점
아신전은 위에서 제가 단점을 열거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사의 시작으로는 합격점을 줄 만 합니다. 어벤저스 서사에서 영화적 시작은 '아이언맨'(2008)이지만 스토리적 시작은 '캡틴 아메리카-퍼스트 어벤저'(2011)였습니다. 대박을 친 아이언맨과 달리 캡틴 아메리카는 혹평이 많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캡틴 아메리카'라는 인물이 중심 서사로 점점 성장 해 갑니다.
이번 '킹덤-아신전'에서 비록 전지현이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공개 될 킹덤 시즌 3에서는 좀비술사로서의 모습을 멋진 액션과 함께 보여주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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