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 대한 열기가 뜨겁습니다. 전 세계 게임회사와 그래픽 장비 회사, 게임엔진 회사가 메타버스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 세계 메타버스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싸이월드도 2021년 8월 2일 4시 20분에 재오픈 하며 이 전쟁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의 열정과는 달리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열풍이 지금은 사라지고 메타버스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조차 없어졌습니다. 메타버스는 왜 한순간의 유행처럼 시들 해 졌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1. 레디 플레이어 원과 메타버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포스터

스티븐스필버그 제작의 영화 '레디플레이어원(2018)'은 가상현실속에서 거대 상금을 놓고 벌어지는 플레이어간의 대결을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2045년으로 인간의 모든 삶은 오아시스 안에서 일어나고 있었지요.

사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영화 이전 책으로 먼저 발매되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먼저 접하고 책은 최근에서야 접하게 되었습니다. 두가지를 평가한다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  - 레디플레이어 원 영화 : 주인공들이 게임속 힌트를 찾아 악당기업 IOI와 대결하며 성장을 담은 드라마
  •  - 레디플레이어 원 소설 : 디스토피아 시대의 거대기업 IOI 을 무너뜨리려는 영웅들이 이야기

저에게 레디플레이어 원 영화와 소설 중 어떤것에 손을 들어주겠냐고 묻는다면, 저는 소설쪽에 손을 들겠습니다. 영화가 엄청난 볼거리를 보여 주었다면, 책은 예언서에 가깝습니다. 

소설 속 2045년은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대기근'의 시대 입니다. 매드맥스 수준은 아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점점 외곽으로 밀려나게 되고 이들에게는 생계를 위해 주어지는 쿠폰이 생활의 전부입니다.

이런 고통을 벗어나게 해 주는것이 '오아시스'라는 가상현실 게임입니다. 이 속에서는 모두가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예쁘고 멋지게 포장합니다. 멋지고 독특한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못된짓도 서슴치 않습니다. 오아시스에서 번 돈은 오아시스에서 소비할 수 있으며, 오아시스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현실로 물품이 배달됩니다. 물론 식사주문도 가능합니다. 

이 시대의 문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 현실세계는 부의 쏠림현상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갈곳이 없으며 오아시스와 같은 가상현실만이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  - 거대기업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인권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한다.

 

2. 코로나 19와 가상세계로의 이동

코로나 19는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코로나 사태는 종식되지 않고 계속 변이를 일으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 형태는 메타버스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변화했습니다.

코로나로 세상이 멈출것 같다 ➡ 자산을 현금화한다 ➡ 주식과 자산가격의 폭락 (2020년 4월) ➡ 재택근무의 활성화 / 여가시간엔 집에서 게임 ➡ 게임시장의 급성장 ➡ 백신이 나올것이라 예상되고 정부지원으로 경기가 급속도로 회복 ➡ 코로나가 종식될줄 알았는데 여전함 (2020년 말) ➡ 사람들을 못만나니 온라인에서 만난다(메타버스의 부각) ➡메타버스가 미래다(2021년 3월)

 

게임업계와 컴퓨터업체는 메타버스가 현실을 완벽하게 대체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한 투자 역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진행되었습니다. 곧 현실세계는 모두 고글을 끼고 온라인 사무실에서 일하게 될 것 이라고 장비 업체들은 주장했지요. 

메타버스의 성장은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고 했습니다. 출근하거나 학교를 안가고 모든것이 집에서 이루어진다면, 굳이 도심지에 살지 않아도 됩니다. 그것은 중심지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주변지 부동산가격의 향상을 가져 올 것이라고 메타버스 관계자들은 주장했습니다. 

 

3. 인간의 진보는 인간에 의해 발목잡힌다

이미 애플은 1987년 '널리지 네비게이터'라는 미래 컨셉 비디오를 통해 미래장비를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이 비디오를 접하게 된 것은 2014년 경, 아이패드가 나온지 한참 되었을 때 입니다. 이 비디오는 지금 관점에서는 이미 실현된 과거이지만, 이 비디오 안의 날자를 보면 2009년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현실은 당시의 비디오보다 더 멋진 장비들이 나왔지요.

https://youtu.be/umJsITGzXd0

애플에서 1987년 제작한 '널리지 네비게이터' 영상. 지금의 시스템과 너무 흡사하다

그러나 아직도 인류는 현실에 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엄청난 미래의 가치를 제공하고 제시하더라도 사람들은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리고 간혹 어떤 미래는 소멸됩니다. 

영화 가타카는 인류애가 사라지고 우생학적으로 인류가 선별되는 미래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이런 미래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지만 이런 미래가 오는것을 본능적으로 두려워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의된대로의 메타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비가 필요합니다. 장시간 사용이 가능한 비디오 디스플레이 고글과 실제 움직임과 스크린속 나의 움직임을 일체화 하고 반응이 손으로 오는 햅틱 장갑, 몸의 전자기적 반응을 시스템으로 전송하는 햅틱 수트 등이 그것입니다.

이 장비들은 아직 비싸고 대중화되지도 않았습니다. 미래라고 하기엔 너무 고가입니다. 스마트폰처럼 필수품이 될것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의 저렴한 가격 때문에 전문가의 영역에서 일반인의 영역으로 내려오긴 했지만 보편적인 장비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VR장비인 오큘러스 퀘스트 2

그렇기 때문에 모두 VR고글을 끼고 생활하게 되는 시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4. 가상세계에서 현실로

메타버스 업계 종사자들의 모든것을 메타버스로 옮기려는 노력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출근과 등교를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는 선택일 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재택근무를 매우 싫어한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일은 회사에서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그의 주장을 뒷받침 해 주듯 애플은 전 직원을 올해 안에 다시 출근시키겠다는 목표를 발표합니다. 

학교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순환등교 등을 통해 무슨수를 써서라도 학교에 오도록 합니다. 온라인에서 수업을 들으면 학생 개개인의 학습능력을 확인하고 향상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집에서 학습하는 것은 학습능률 뿐만 아니라 학교의 기본적 기능인 '사회화 육성'에도 큰 문제를 준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는 아주 간단합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사람들은 만나서 이야기하고 음식을 먹기를 좋아합니다. 소설 레디플레이어 원의 주인공 '파르지발'이 하는 모든 행동의 포커스는 여주인공 '아르테미스'에게 잘보이기 위한 것에 맞춰져 있습니다. 

모든것을 온라인으로 옮기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은 모두 현실의 인간관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결국 사람은 사람을 갈구하기 때문에, 손을 잡고, 포옹을 하고, 위로받기 위해 사회를 만들는 것, 모든 기술의 진보는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더욱 두텁게 해 주는 것이라는 점,

이것이 메타버스의 역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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