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9일 넷플릭스에서 '지옥(Hellbound)'를 개봉하였습니다. 지옥(Hellbound)은 부산행, 염력, 방법 등을 감독한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Netflix) 데뷔작으로, 2019년 네이버 웹툰에서 송곳의 최규석 작가와 함께 작업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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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마자 단숨에 1위를 차지한 '지옥(hellbound)'

지금 넷플릭스에서는 얼마 전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오징어게임'의 열풍에 힘입어 한국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크게 흥행을 하고 있습니다. 

지옥 역시 이 열기에 힘입어 19일 개봉 첫날 한국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넷플릭스 개봉 84개국에서 1위를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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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84개국에서 공개되고 1위를 차지한 '지옥(hellb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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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10 on Netflix in the World on November 20, 2021 (Full) • FlixPatr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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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옥'의 흥행은 넷플릭스 추천의 특징상 외국에서는 '오징어게임'의 후광으로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1회차 관람을 한 결과 '지옥'은 상당한 수작입니다. 

특히 연상호 감독의 장기인 '염세주의 + 종교'의 결합을 잘 녹여낸 작품으로 기존에 없던 신선한 작품이라고 이야기 하기엔 어렵지만 기존에 없던 몇 가지 장치를 도입해 독특한 재미를 주는 작품으로 완성했습니다. 

지옥이 기존영화들과 다른 점을 살펴보며 시즌 1에서 뿌린 떡밥(Foreshadowing)을 어떻게 시즌 2에서 회수할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 리뷰에는 결정적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믿음에 대한 질문

사이비 종교, 광신도, 악마주의에 대한 영화는 이미 많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최근에 와서는 다소 지루한 소재입니다. 

그러나 지옥은 이러한 지루함의 요소를 벗어나기 위해 흥미로운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 '천사'가 나타나서 
  • 대상자에게 죽을 날자와 시간인 '고지'를 하고, 
  • 고지를 받은 사람에게 '사자'가 나타나
  • '시연'을 행해 지옥으로 데려간다.

는 방식의 장치를 사용했습니다. 

중요한것은 이러한 현상이 '신의 뜻인가 아닌가'를 인간이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예전의 사회고발형 종교영화들은 일종의 클리셰가 있습니다. 

목사 또는 신부에게 신의 사자(또는 악마)가 나타나서 신의 말씀을 전했다-고 주장하는 사이비 목사들과 진실을 밝히는 사람 또는 이들과의 관계가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지옥(헬바운드)'는 이러한 클리셰를 어느 정도 벗어나 있습니다. 

등장하는 존재는 신의 뜻인지 아닌지 자신이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현상'일 뿐입니다. 

인간이 자의적인 해석을 하고 '새진리회'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이것은 신의 뜻이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죠.

따라서 '지옥'은 말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믿는 믿음은 신의 말씀인가? 아니면 신의 말씀이라고 받아들인 것인가?'

 

2. 가난하고 신사적인 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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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이 연기한 정진수 의장.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고시원에 살 정도로 검소하다.

종교를 모티프로 한 기존 영화는 특정한 클리셰가 있습니다. 

지도자는 부패했기 때문에 어디엔가 미쳐있는데, 대부분 돈에 미쳐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옥'의 교주 '정진수(유아인분)'은 고시원에 살 정도로 돈에 욕심이 없습니다. 

스스로 교주라고 칭하지도 않고 그냥 '의장'이라고 부르고 불립니다. 

물론 내용 전개 상 정진수는 굳이 돈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가난하게 지낼 필요는 없는 입장입니다. 

게다가 보통 교주들이 가지고 있는 '광기'가 크게 드러나지도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만 있을 뿐이죠.

 

3. 지옥은 이곳인가 저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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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를 받은 박정자씨가 시연을 기다리는 장면

우리나라에서 처음 '고지'를 받은 박정자씨가 '시연'당하는 과정을 생방송으로 중계하겠다는 황당한 생각이 현실로 이루어집니다. 

이 장면을 본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고 세력은 급속도로 커지게 되지요.

문제는 충격을 받은 사람들 중 '세상이 망했다'라고 이야기하는 '화살촉'의 상당수가 판단력이 성숙되지 않은 청소년들이라는 점입니다. 

대부분 비행청소년인 그들은 '새로운 세상이 온다'라고 주장하며 폭도로 변해갑니다. 

사람이 죽는 광경을 생방송으로 방송하고 청소년들이 폭도로 변해 사람들을 구타하고 다니는 세상, 이곳이 지옥 아닐까요?

그러나 '새진리회'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사망한 사람들이 간 곳이 '지옥'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천사'가 나타나서 그냥 '너는 몇 월 몇 시에 죽는다'라고 이야기했을 뿐이죠.

 

4. 떡밥 1 - 고지는 죄인이 받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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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고재를 설명하는 새진리회 영상

1화에서 정진수는 '이것은 신의 뜻, 인간은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고지를 당한 사람은 죄를 지었기 때문에 신의 심판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고지를 받고 사망한 사람들 중 죄를 짓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막 태어난 신생아까지 고지를 받은 것입니다. 

만약 죄를 지은 사람들이 죽는 것이라면 새진리회가 주장하는 '죄인이 심판받는다'는 논리가 성립됩니다. 

그러나 신생아가 고지를 받는다면, 천사가 나타나 고지하는 이유가 '죄'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4화부터 등장하는 공형준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건 지진, 사고와 같은 자연재해다'라고 정의합니다. 

따라서 고지를 받은 사람과 가족이 '죄인'이라고 사회적 지탄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5. 떡밥 2 - 죽은 사람이 간 곳은 총량이 있는가?

넷플릭스-지옥-사자에게-시연을-당해-검게-변한-사람-두명의-몸에서-연기가-나고-있다
사자에게 시연을 당한 사람

마지막화에서 고지받은 아기가 시연당하는 날 아기의 부모는 아기를 살리고 죽습니다. 

아기는 1명인데 사자들은 2명의 부모를 죽인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박물관 안에 있는 '박정자'의 시신이 살아나면서 시즌 1이 마무리됩니다. 

만약 박정자씨의 부활이 아기의 부모 2명의 사망 때문에 한 명이 살아 돌아온 것이라면 사자들이 데려간 곳에 인원의 총량이 정해져 있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누군가 사자에게 사망자의 수가 넘어가는 사망이 발생했을 때 먼저 사망한 누군가가 살아나는 '희생-재림'의 과정이 생기는 것일까요?

 

6. 떡밥 3 - 그들은 어떤 존재인가?

넷플릭스-지옥-시연을-하고-있는-3명의-사자들과-그-장면을-지켜보는-사람의-뒷모습
사자 3명이 빛으로 시연을 하고있다

사망일자를 고지하기 위해 나타나는 존재, 그리고 신의 사자라고 불리는 3개의 존재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진짜 신의 대리인일까요? 

아니면 자연적으로 발생한 존재일까요?

총을 쐈을 때 반응하거나, 데려가야 할 사람을 때리며 고통을 주는 것으로 보아 물리력이 통하는 존재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최근'에 나타난 존재가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왜 이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일까요?

이 떡밥 역시 시즌 2에서 풀어야 할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7. 연기력 논란

스트리머가-기괴한-형광-분장을-하고-방송중이다-채팅창에-많은-사람들이-글을-올리고-있고-아래쪽에-성형외과-광고가-있다
화살촉! 화살촉! 스트리머

유아인(정진수 분)의 연기는 역시 대단했고, 김현주(민혜진 분)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박정민(배영재 피디)의 연기는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감적을 꽉꽉 누르는 것이 잘 표현되어 좋았습니다.

심지어 사람들이 중간에 넘겼다는 '화살촉'의 스트리머 김도윤(이동욱 분)의 방송 장면 역시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다른 분들의 연기력은 좋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작품 속에 녹아들지 못했다고 해야 할지, 너무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이라고 해야 할지...

연상호 감독의 영화나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인 것 같습니다. 

 

8. 그래서 결론은?

결론은 추천작입니다.

'오징어 게임(Squid Game)'이 넷플릭스 전 세계에서 부동의 1위를 오랫동안 지키면서 넷플릭스에서 우리나라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BTS의 후광이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재미있게'본 것이 아니라면 이런 대 기록은 나오기 어렵습니다. 

저는 이전 포스팅에서 오징어 게임의 클리셰들이 지나치게 일본 만화에서 차용되었다는 포스팅을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오징어 게임에 대한 제 평가는 다르지 않습니다. (욕을 하도 먹어서 수명까지 길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게임은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몇 화씩 끊어보는 저도 9시간을 밤새서 한 번에 볼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지옥(Hellbound)'를 볼 때도 마찬가지로 한번에 관람했습니다. 

종교를 다뤘다고 해서 너무 무겁지도 않고 오락영화로서의 가치도 충분하기 때문에

꼭 한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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