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폭풍

생성형 AI의 시대가 열렸다. 2022년 12월에 등장한 ChatGPT와 ‘생성형 AI’ 기술, 그리고 LLM(대용량 언어 모델)은 2023년과 2024년을 거치면서 전 세계를 단숨에 뒤흔들었다. 생성형 AI의 출현을 아이폰의 등장이나 넷스케이프 브라우저의 출현에 비유하는 이들도 많다. 그만큼 파급 효과가 막대하다는 의미다. 결국 생성형 AI는 우리의 일상과 산업 곳곳을 파고들어, 급속도로 많은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생성형 AI Sora를 사용해 만들어 낸 스팀펑크 스타일의 사무실
생성형 AI Sora를 사용해 만들어 낸 스팀펑크 스타일의 사무실

전문가마저 위협하는 생성형 AI

‘사람들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는 전망은 처음에는 막연한 공포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가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다. 현재의 생성형 AI는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스카이넷을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있다.

이미 여러 직군이 AI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온라인 상담사 같은 직업이 대표적으로, 전화나 채팅을 통해 불편사항을 접수하고 문제를 해결해주던 일은 이미 AI가 상당 부분 대체했다. ‘자격증’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받던 변호사나 의사 업무도 생성형 AI가 광범위한 법률 정보나 의학 지식을 즉시 활용해 답변을 제시하면서 위협을 받고 있다. 사람의 두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방대한 지식과 속도를 AI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전문직 역시 고소득을 보장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블로그 콘텐츠도 결국 대체될 운명

이미지나 일러스트레이션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생성형 AI는 간단한 키워드나 설명만으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사진을 편집하는 기술을 보편화했다. 글쓰기 분야에서도 신춘문예 등단 작가나 온라인에서 작품을 연재하던 이들이 느꼈던 ‘콘텐츠 제작’의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생성형 AI가 단숨에 소설 한 편을 써내고, 책으로 출판까지 해내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블로거들은 사실상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생성형 AI는 블로거들이 작성한 수많은 글을 학습 데이터로 삼아 답변을 생성하고 있다. 사람들은 검색 창에 직접 키워드를 입력해 여러 블로그 글을 살피기보다, 질문만 하면 즉각 답변을 제공하는 AI에게 의존하고 있다. 그 결과 블로그 방문자 수는 급격히 줄고, 블로거들이 광고나 협찬으로 수익을 내던 기존 모델은 점점 무너지고 있다.

지식을 ‘강탈’당한 블로거들

생성형 AI가 대답하는 데이터는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기반으로 한다. 과거 블로거들의 꼼꼼한 기록과 후기, 각종 커뮤니티 및 사이트에 축적된 방대한 콘텐츠가 AI 답변 생성의 핵심 토대가 되었다. 이들은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에 특별한 허락을 해준 적이 없지만, AI 개발사들은 이러한 정보를 활용해 수익을 내고 있다.

이런 현실은 블로거들에게 치명적이다. 광고 수익, 협찬, 홍보글 등으로 수입을 얻던 블로거들은 AI를 통해 정보를 얻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방문자와 수익이 동시에 줄어드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미 30% 이상이 인터넷 검색 대신 AI 답변을 활용했다는 통계도 있다.

‘사람 냄새’가 무의미해지는 시대

일각에서는 “블로그 시대가 끝나지 않는다. 사람의 정서와 휴먼 터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실제로 사람 냄새가 묻어나는 글이라 해도 독자들에게 닿기 어려워지고 있다. 블로그 특유의 따뜻함과 개성 넘치는 콘텐츠도 노출 기회가 줄어들면 의미가 없게 된다. 결국 대다수 블로거들은 AI와의 경쟁 속에서 수익 구조를 잃고 글을 쓰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응책은 요원하다

블로거들이 AI 회사에 “우리 글을 무단으로 활용했으니 보상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미 공개된 글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가공된 상태로 AI 모델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퍼플렉시티처럼 답변 출처를 공개하고 광고를 붙여 매출을 올리는 서비스도 있지만, 블로거에게 트래픽이나 보상이 돌아가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블로거들이 무너질 것으로 보이고, AI가 학습할 양질의 데이터도 줄어들어 성능 향상에도 제한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당장은 뚜렷한 대안이 없다. 일부는 OpenAI 같은 AI 서비스 제공업체가 직접 블로그 플랫폼을 운영하고, 발생하는 트래픽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방안을 상상한다. 하지만 이 경우 블로거들이 AI 회사에 더욱 예속적으로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다.

새로운 시대와 직업의 급격한 변화

생성형 AI는 블로거뿐 아니라 변호사, 의사,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직업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한 AI 기반 기술이 접목되면서 ‘기술 발전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통념도 무색해지고 있다. 결국 일자리는 줄어들고, 남은 인원만이 높은 책임과 위험을 부담하는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흐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수입원을 잃고 창작 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정부가 기본소득이나 기타 정책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알 수 없다.

사라질 블로그, 그리고 우리의 미래

“인간의 손길이 닿는 휴먼터치가 남을 것”이라는 낭만적인 기대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생성형 AI가 블로거들의 방대한 콘텐츠를 학습했고, 이용자들은 쉽고 빠른 AI 답변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 기존 블로그 문화가 시들해지고, 그 자리를 AI 기반 서비스가 잠식하는 흐름은 가속화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다수 블로거는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워 포스팅을 중단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나 또한 블로그 수익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며,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본다. AI가 가져올 미래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그 현실이 블로거들에게 혹독한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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