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NFT의 가격이 폭락하며 사회적인 문제가 생기고 있는 가운데 NFT회의론자들은 '버블의 붕괴'라고 말하고 있고 NFT를 새로운 기회로 보는 사람들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말하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NFT의 기술적인 안정성과 별개로 최근 몇주간 제가 시장의 흐름을 살펴 본 결과에 대해 이야기- 기술적인 부분이나 이론적인 부분은 빼고- 해 보고자 합니다. 

 

1. NFT가 가치를 갖는 순간은 언제일까?

작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NFT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은 이유는 '자산'으로서의 가치였습니다. 

이는 몇년 전 부터 불어오는 '가상화폐'와 상당히 유사한 것이었는데, 다른점이라면 시장에 자금이 몰리는 속도가 훨씬 더 어마어마 했다는 점입니다

2021년 2천3백억에서 2022년 2월 2조 3천억원으로 치솟은 NFT 거래량 - 출처:SBS 그것이알고싶다 1307회
2021년 2천3백억에서 2022년 2월 2조 3천억원으로 치솟은 NFT 거래량 - 출처:SBS 그것이알고싶다 1307회

특히 디지털 예술 부문에서 NFT의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많은 사람들이 '드디어 이미지가 가치를 갖게 되었다'라며 환호했지요.

NFT가 입혀진 디지털 예술품들은 단지 NFT가 입혀졌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엄청난 가치를 갖게 되었습니다. 

크립토펑크로부터 시작된 이 붐에 대해서는 제가 별도로 설명하지 않아도 수십억에 달하는 상황을 너무나도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부자들이 생겨났고 이는 사람들에게 NFT에 열광하는 기폭제가 되었죠.

제가 NFT에 대해 항상 의구심을 가진 점은 NFT의 가격이 아닌 다른 부분이었습니다. 

NFT는 단순히 '인증서'에 불과하고 이미지 파일은 별도로 저장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인증서의 가치는 언제 인정받는 것일까?

이미지가 있을때? 그럼 이미지가 없으면 가치는 사라지나?

많은 고민 끝에 자신으로서의 NFT의 가치가 언제 발생하는 지 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2. 자산으로서 NFT가 가치를 갖는 순간

NFT가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갖는 순간은 내가 구입한(또는 만들어 낸) NFT를 누군가가 '구입 해 주는 순간' 입니다.

타인이 구입 하지 않는다면 NFT는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갖지 않고 인증서로서의 가치만을 갖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크립토펑크의 한 작품을 대출을 받아 300억에 구입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300억짜리 크립토펑크 #5822
300억짜리 크립토펑크 #5822

제가 구입한 이 크립토펑크 이미지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몇가지 있습니다. 

오픈씨에 판매를 올릴수도 있고,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의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 할 수도 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제가 가진 크립토펑크 이미지의 NFT를 확인한 후 '인증된 NFT 프로필 이미지'로 등록 해 주기도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에 육각형을 더하주는 트위터의 NFT프로필
프로필 이미지에 육각형을 더하주는 트위터의 NFT프로필

한동안 사람들이 알아 봐 주는 것도 좋았고, 재미있게 즐기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NFT를 320억에 판매하기 위해 내 놓습니다. 

빨리 대출받은 돈을 갚아야 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이 NFT를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3. NFT 몰락의 시작?

빨리 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을 점점 내리게 되지만 제가 판매중인 크립토펑크 NFT를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습니다. 

결국 저는 제가 구입한 가격보다 헐값에 판매하게 되고 큰 손해를 보게 되겠지요.

 

가상으로 제가 만든 상황이지만, 이런 조짐은 이미 많은 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트위터 설립자인 잭 도시의 첫 트윗 가격이 하락하는게 그 큰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27억에 낙찰되었지만 3천만원에도 판매되지 않는 잭 도시의 첫 트윗
27억에 낙찰되었지만 3천만원에도 판매되지 않는 잭 도시의 첫 트윗

이제 NFT를 사고 파는 것은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일반인이 접근하기엔 너무 힘든 시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롭게 민팅되는 NFT의 정보는 너무 빨리 만들어지고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교류됩니다. 

일반인들은 알 사이도 없이 NFT의 가격이 치솟게 되고, 왜 그 NFT가 그러한 가격을 가져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NFT에서 점점 관심을 멀리 하게 되죠.

작년에 비해 NFT의 거래량이 폭락하는게 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4. 언론매체의 NFT 온도차

저는 NFT와 관련된 뉴스 기사를 구글 알림으로 받아보고 있는데, 아주 흥미로운 현상을 읽었습니다. 

얼마 전 부터 NFT를 대하는 언론의 태도가 극명하게 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2022년 4월 30일 NFT관련 뉴스. 긍정적인 내용에 대한 기사가 구글 알림에 많이 나왔다
2022년 4월 30일 NFT관련 뉴스. 긍정적인 내용에 대한 기사가 구글 알림에 많이 나왔다

일반적인 언론매체는 NFT가 인증서 역할을 벗어나 투자를 넘어 투기의 도구로 쓰이는 것에 상당한 우려를 표시합니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관련된 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언론들은 NFT와 메타버스가 시장을 뒤집을 무기라고 아직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의 시대는 반드시 올 것이고 그 안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인증서는 NFT가 될 것이며 화폐의 거래는 암호화폐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내용이죠.

2022년 5월 23일 NFT관련 뉴스. 코인 관련지는 핑크빛 미래를, 프랑스의 국영방송은 부정적 미래를 이야기 했다
2022년 5월 23일 NFT관련 뉴스. 코인 관련지는 핑크빛 미래를, 프랑스의 국영방송은 부정적 미래를 이야기 했다

이렇게 온도차이가 극명하게 나는 주제를 저는 거의 못봤습니다. 

심지어 메타버스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언론들이 이야기 할 떄도 이정도로 극명하게 갈리지는 않았거든요.

저는 보수언론의 NFT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현실을 더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겐 좋은 투자자산일수도 있지만, 내가 가진 자산을 누군가가 구입하지 않는다면 그 자산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 처럼요.

 

5. NFT를 발행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는데?

최근들어 NFT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CU같은 경우도 앱에서 결제를 하면 NFT를 구매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거나 하는 식의 이벤트를 진행 하였습니다. 

CU와 LayLay가 콜라보한 화이트데이 NFT 지급 이벤트
CU와 LayLay가 콜라보한 화이트데이 NFT 지급 이벤트

신세계 역시 앱을 통해 NFT를 발행했고, 오픈씨 등에서 판매되었죠.

NBA, 메이저리거들의 사진이나 영상 역시 NFT로 만들어지고 판매되며 '거래' 역시 진행되고 있습니다. 

NFT를 새로운 시대의 자산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기업들의 모습을 보며 '대기업이 들어왔으니 시장이 커질 것이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NFT를 발행하는 기업들의 모습을 잘 살펴보면 그들은 '발행'하지만 '구입'하지 않습니다. 

NFT를 만들어 발행하는 것은 그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하나에 불과한 것이죠.

그나마 이마저도 시들한 분위기 입니다. 

대기업은 '느리지만 확실하게'움직입니다. 

NFT를 대하는 기업의 현재 모습이 '느리게 움직이는'것 처럼 보이지만, 제가 보기엔 '일회성 이벤트' 정도로 생각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이 젊은 세대의 흐름을 이렇게나 빨리 읽고 있다'는 정도인 것이죠.

 

6. NFT는 의미가 없는 일이었는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저는 '아니요'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NFT는 위변조를 확인하는 인증절차로서 분명한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위조와 변조의 어려움'에 있고, NFT만큼 확실하게 마케팅 된 인증서는 없을겁니다. 

이제는 사용하지 않지만, 정부에서 만든 코로나 19백신 접종 확인 앱이었던 '쿠브(COOV)'는 놀랍게도 블록체인 기반의 위변조 방지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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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위변조 방지 기술은 의미가 있기 때문에 NFT역시 언젠가는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NFT가 위변조 방지 인증 기술로 진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쓰이고 있을 때는 이미 NFT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공인인증서'라고 불리우는 인증서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뒤에서 작동되는 RSA 알고리즘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처럼요.

이처럼 지금 '대체 불가한 토큰'이라는 어려운 의미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날도 올 수 있죠.

그때는 'NFT'는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아닌 기술로서의 가치만 남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NFT에 대한 제 입장은 '파티가 끝나간다'입니다. 

5월 1일 거래금액 5억4천 달러(6천억)을 기록한 오픈씨의 거래 그래프. 그러나...
5월 1일 거래금액 5억4천 달러(6천억)을 기록한 오픈씨의 거래 그래프. 그러나...

아직 NFT는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건 사실입니다. 

저 역시 NFT를 발행 해 보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자산으로 갖진 않았습니다. 

지인이 저에게 '비트코인을 사라'고 이야기 해 줄 때, 비트코인의 가격은 1비트에 24만원 이었습니다. 

저는 비트코인을 구입하지 않았고, 제게 이야기 해 준 지인은 벼락부자가 되었죠.

로또복권도 매주 당첨자가 나오는 것 처럼 누군가는 매일, 매순간 뜻밖의 행운을 얻어 부자가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NFT 역시 제가 시장을 잘 못보고 있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건 파티가 끝나고 사람들이 집에 돌아갔을 때, 청소를 하는 사람은 집주인 본인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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