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전지현이 열연한 '킹덤 - 아신전(이하 아신전)'을 넷플릭스로 관람했습니다. 앞선 포스팅에서는 아신전의 연출과 내용에 대해 제가 좋은 평가를 내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영화라는게 호불호가 있기 때문에 평가를 내리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행동입니다. 이번 킹덤 아신전을 보면서 얼마 전 논란이 있었던 '승리호'의 생각이 났습니다. 

승리호 포스터
승리호 포스터

Part 1. 우리가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이유

스크린 속 주인공은 영화를 보는 동안 나를 대신해 감정을 연기하는 사람이 됩니다. 잘 만든 영화일수록 스크린 속 내용에 감정이 이입되고 웃고 울게 만듭니다. 

최근 영화의 경향은 디즈니에서 나온 마블 시리즈 입니다.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정말 매년 한두편씩 그 장대한 서사를 풀어갑니다. 마블 시리즈의 영화를 보며 '우리는 왜 저런거 못만드나'는 언론의 보도나 사람들의 한탄은 말 할 것도 없죠.

작년 여름 개봉한 '승리호'는 그런 한탄에 대한 보상의 일부였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내용과 도저히 그 예산으로 만들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 CG는 '우리도 이런거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평가는 그저 '가능성이 있다'정도에서 묻히고 말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승리호'는 주인공 '태호'가 사고로 우주에 떠돌고 있는 자신의 딸 '꽃님이'를 찾기 위해 우주 쓰레기 청소차 '승리호'의 선원이 되어 동료들과 일을 하다가 우연히 생체병기 '도로시'를 만나게 되며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이야기 입니다. 

이 영화의 문제점은 딱 하나, 영화의 악당이 너무 얕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슈퍼히어로 영화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면서 만들어진 영화 흐름이 있습니다. '악당다운 악당'이 그것입니다. 다크나이트의 조커는 그저 '세상의 혼돈'만을 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투영합니다. 마블유니버스의 타노스는 '우주의 멸망을 막기 위해 우주생명체의 절반을 날려'버립니다. 이제 관객들은 이정도는 되어야 '악당이 악당답다'고 이야기 합니다. 

승리호의 악당은 그 깊이가 너무 얕습니다. 승리호의 약당은 그저 자신의 생명연장에만 관심이 있는 것입니다. 매력이 철철 넘쳐흐르는 주인공들과 달리 악당의 목표는 찌질해보이기까지 합니다.

킹덤의 주인공 '아신'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부족의 복수'라는 개인적인 원한을 갚기 위해 '세상 인간을 다 죽여버린다'는 논리는 뭔가 너무 앞서간 느낌입니다. 

Part 2. 우리는 왜 매력적인 악당에 열광하는가

악당이 매력적인 영화가 흥행하는 이유는 아무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은 저 악당을 주인공이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하다가 결국에는 악당을 막아내고 세상의 평화를 지키기 때문입니다. 최근 영화는 영악해져서 영화의 끝에 주인공을 죽여버리는 일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의 영웅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이 부분이 우리가 열광하는 것입니다. 저 거대한 악을 꺾는것. 우리가 이 팍팍한 현실에서 해 내기 어려운 것을 스크린 속 영웅에게 대신 투영하여 그가 결국 해내는 것을 응원하는 것이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매력적인 악당을 막는 문제는 '정치적 올바름(이하 PC주의)'입니다. 최근 몇년간 영화의 악당이 변화했습니다. 고전 헐리우드 영화의 클리셰는 히스패닉 악당이 있고 흑인 조력자가 있으며 주인공은 백인 남성이었습니다. 여기서 흑인 조력자는 대부분 주인공을 대신해 사망합니다. 이런 영화의 클리셰가 인종차별적 요소로 작용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악당이 생겨났어여 하는데  되려 '악당이 되었을 때 가장 사회적으로 지탄받지 않아야 하는 사람'인 '백인 남자 악당' 또는 '외계 생명체/악당'으로 변모하게 된 것입니다.

많은 액션영화들이 '백인 남자 악당'을 선택하면서 밋밋해졌고, 외계생명체를 악당으로 선택한 영화는 대박이 났습니다. 외계생명체나 외계침략자는 아무리 죽여도 사회적인 지탄을 받지 않으니까요.

Part 3. 다시 아신의 이야기

아신전 포스터
킹덤 아신전 포스터

아신전은 여러가지로 아쉬운 영화입니다. 소재도 너무 좋고, 세트의 정교함 역시 정말 대단합니다. 북방의 모습을 잘 그려냈지요. 그러나 연출과 인물들간의 깊이가 너무 얕습니다. '강한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이지만 복수를 결심 한 순간 너무 많은 감정이 사라져 매력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게 이 영화의 긴장감을 순식간에 날려버립니다. 

저는 이 영화가 최근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 '여성주의'의 연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한 인간의 복수'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복수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극장에 못간지 한참이 되었습니다. 극장의 그 팝콘냄새도 그립습니다. 이제 곧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다시 극장으로 몰려갔을 때 정말 멋진 액션 영화, 정말 사랑스러운 주인공들을 스크린 속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15.10.12 - [문화생활/영화 이야기] - [영화해체리뷰] 마션 - SF거장만이 범접할 수 있는 '논픽션 SF'의 완성작

 

[영화해체리뷰] 마션 - SF거장만이 범접할 수 있는 '논픽션 SF'의 완성작

마션을 한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화성에서 삼시세끼' 차승원도 안나오고 유해진도 안나오는 삼시세끼지만(저는 정선보다 만재도의 삼시세끼를 더 사랑합니다), 이 영화는 위의 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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