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너무 많이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힐 것 같은 단어 낙수효과.
그리고 13월의 월급이라는 연말정산.
그리고 래퍼곡선.
이 세 단어의 연관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위 세 단어 중 조금 생소한 단어는 래퍼곡선 정도 일 것입니다만, '부자감세'라고 하면 이해가 쉬우실 듯 합니다.
오늘은 이 세 단어가 합쳐시면 얼마나 불편한 이야기 완성되는지 적어볼까 합니다.

 

 

1. 래퍼곡선과 신자유주의

1970년대 한 레스토랑에서 정부 고위급 담당자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화두는 당연히 경제와 돈에 대한 이야기 였겠죠. 그 중 '아서 래퍼'라는 경제학자도 있었는데 냅킨에 뭔가 끄적거려고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 보여줬더니 함께 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고 합니다.

그때 래퍼가 냅킨에 적은 그래프가 바로 '래퍼곡선'입니다. 향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게 될 그래프였죠.

 

래퍼곡선 - 출처 : 위키피디아. 항목 래퍼곡선래퍼곡선 - 출처 : 위키피디아. 항목 래퍼곡선

 

사람들이 일을 하면 세금을 냅니다. 그런데 '세율'에 따라 특정 지점을 넘어가면 세율이 높아져 세금을 내고 나면 자신보다 소득이 적은 사람보다 실제 수입이 적어지게 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말하는 't'점이 바로 그 점입니다. 결국 수입이 계속 증가 할 수록 세율이 높아져 수입의 대부분이 세금으로 나가게 되면 아무도 일을 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굳이 힘들여서 일을 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죠.많은 기업이나 부자들은 당연히 저 중앙 평균점인 t점 이상에 위치하고 있어 세금을 많이 냅니다.

 

아서 래퍼는 이에 착안하여 래퍼곡선을 보여주고 이러한 이유로 기업이나 부자들에게 세금을 깎아주어 일을 하려는 의욕을 고취시키고 깎아낸 세금을 투자로 돌려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카터 대통령 집권(1977년 1월 20일~1981년 1월 20일)시기였는데, 연 13%가 넘는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경제는 일본에 따라잡혀 있었고 외국에서 들어온 수입 물품들로 인해 기업들은 고군분투 하고 있었죠. 그때 연방준비은행 의장인 '폴 볼커'는 고금리 정책을 실시 해 버립니다. 금리가 높아지자 미친듯이 솟구치던 물가는 안정을 보였지만 자금유동이 멈추면서 기업들은 파산 해 버리고 맙니다. 인플레이션을 잡았지만 엄청난 실업율과 경기침체를 만들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서 래퍼의 이론은 경기를 획기적으로 부양 할 방법으로 보였고, 카터 대통령 이후 당선된 레이건 대통령(1981년 1월 20일~1989년 1월 20일)은 '레이거노믹스'라고 불리는 신 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앞세워 경기 침체를 회복하고자 합니다.  

 

신자유주의 경제란 경제 운영에서 모든것을 시장경제에 두고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업에 대한 규제를 줄이고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 하여 기업들이 더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장점은 엄청난 양적 성장을 불러올 수 있지만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장 일변도의 경제 정책은 그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되어 결과적으로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게 됩니다.

 

레이건정부는 이러한 신 자유주의 기반의 레이거노믹스 경제정책을 펼치면서 기업의 세금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을 하려 했고 세금이 줄어들면서 정부의 지출도 줄였습니다. 정부의 지출이 줄어들면서 정부의 예산이 들어가야 할 핵심적인 부분에서도 비용절감이 일어나게 됩니다. 특히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정부의 역할을 계속 축소시키는 바람에 많은 노숙자들이 발생하게 되었죠.

 

래퍼곡선은 이상론입니다. 전제부터 잘못 된 이론이었죠. 그래프에 나타나는 t점은 생각보다 높은 소득 쪽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래퍼곡선으로 시작된 부자 감세 정책과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통해 레이건 정부는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타나 경제를 살려 주길 원하게 되죠. 그리고 그사람이 나타납니다.

 

 

2. 낙수효과

레이건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한 경제 정책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가난한 국고와 높은 실업율을 마주한 다음 대통령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대통령(1989년 1월 20일~1993년 1월 20일) 입니다. 부시 정부는 경제위기를 타개할 정책이 필요했습니다. 양적 성장과 실업율을 줄여 줄 정책으로 낙수효과 정책을 펼칩니다.

 

낙수효과란 촘촘히 쌓여진 샴페인 잔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샴페인을 부으면 넘친 샴페인이 아래 샴페인 잔으로 떨어지고 이렇게 하다보면 결국 맨 아래층에 있는 샴페인 잔 까지 샴페인이 가득 차므로 모두 돈을 벌 수 있다는 정책입니다.

 

 

낙수효과란 이런 것. 낙수효과란 이런 것. 이미지 출처 : https://econfix.files.wordpress.com/2012/06/trickle-down-eco.jpg

 

 

레이건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된 부시는 이 낙수효과 이론을 앞세워 대기업들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고 세금을 깎아 주어 경기를 부양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레이건 정부와 마찬가지로 낙수 효과는 기업들에게는 좋았지만 하위 노동자들에게 좋은 정책은 아니었습니다. 정부가 기업에게 적게 거두어들인 세금은 결국 국민들의 몫이었고 미국의 사회복지 정책 예산은 레이건 정부에 이어 계속 감소하여 미국의 실업율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 걸프전쟁(1990~1991)이 발발하게 됩니다. 전쟁이 발발함에 따라 미국은 연합군의 리더 참전국으로 엄청난 물량을 공급하게 됩니다. 월남전 패배 이후 이렇게 큰 규모의 전쟁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미국이 전쟁에 참가하자 주가는 급반등 하여 전쟁기간 동안 무려 11% 이상 상승하게 됩니다. (KDI 보고서 인용)

 

이러한 걸프전의 영향으로 인해 미국은 일시적인 경기 회복을 하게 되지만 전쟁이 끝나면서 결국 다시 침체에 빠지게 됩니다. 대기업의 성장 외에는 낮은 임금과 복지 부족으로 인해 사람들은 점점 힘들어 져 갔고 1992년 미국의 범죄율은 사상 최대가 됩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다음 대통령이 된 클린턴(1993년 1월 20일~2001년 1월 20일)은 이러한 낙수효과에 의한 정부 운영을 폐기하고 미국경제는 다시 안정을 찾게 됩니다.

 

낙수효과는 샴페인 잔의 크기가 변화하지 않는다는 가정이 있을 때만 가능한 이론입니다. 그 어떤 경제 정책 보다 참여자들에게 경제적 희생성을 강조해야만 하는 이론인 것입니다. 만약 최상단의 유리잔이 계속 커진다면 아래 잔에는 한방울의 샴페인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부시 행정부나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내용을 알면서도 추진했는지 아니면 정말 몰랐는지는 본인들만이 알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더이상 노력으로 넘어설 수 없는 경제적인 양극화를 초래했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형편없이 떨어뜨려 버렸습니다.

 

 

3. 연말정산과 낙수효과. 래퍼곡선이 초래한 슬픈 오늘

최근 연말정산 때문에 난리입니다. 직장인들에게는 13월의 월급이라고 할 수 있는 연말정산은 전년도에 낸 세금 중에서 자신의 소득기준에 따라 더 낸 세금을 환급받는 것입니다. 연말정산은 소득이 적을수록 환급율이 높아지고 소득이 많을수록 추가 세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기준하고 있는 많은 수의 저소득층은 환급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2014년 소득분배기준과 복지 점수 기준의 변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환급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되려 세금을 내야 할 일이 많아진 것입니다. 청와대에서는 기준의 구조조정이라고 말 하고 있지만 그 반발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의 원인은 단 하나 입니다. 세수부족. 즉, 거두어 들인 세금이 적은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4대강 사업을 비롯해 소위 747 성장을 주창하며 토목사업, 감세정책, 고환율정책 등을 펼쳐 낙수효과 이론을 경제 정책의 핵심으로 삼아 국정을 운영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정부의 압박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고, 정부도 자원외교다 국토개발이다 4대강이다 하며 많은 세금을 투자에 쏟아부었습니다. 정부에서 투자한 사업들의 수익이 정부가 예상한대로 나왔다면 모두가 행복했을 테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죠. 사업을 수행한 많은 정부 기관들은 수익성 없는 사업 때문에 수익은 커녕 부채에 허덕이게 되었고, 세수 부족으로 인한 재분배 실패로 복지 예산은 엉망이 되었으며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할당받지 못해 파산에 이르르게 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4년동안 래퍼곡선에 의한 부자감세 정책을 펼쳐서 무려 100조의 세금을 감해 주는 바람에 정부의 부채는 147조로 껑충 뛰었으며 이 감해 준 세금은 절대 시중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은 사상 최대가 되었으나 노동자들의 임금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고 소비경기는 침체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기간동안 747공약은 한번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막대한 부채를 박근혜 정부에게 물려 준 셈이 되었고 박근혜 정부는 세수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 해야 했지만...

 

결국 대다수 국민들에게 '조세정의 실현'이라는 명목 하에 세금을 더 걷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간접세를 많이 올렸죠. 예를들면 담배값 같은. 

 

상황이 이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증세는 없다'며 허울 뿐인 공약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각종 복지 정책이나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곳은 나몰라라 하면서요. 앞서 말한 법인세만 정상적으로 걷더라도, 계획 없이 자신의 치적만을 중요시한 많은 사업들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세수 부족은 이정도까지 심각해 지지는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4. 맺으며

래퍼곡선과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80년대 미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이 정책들이 다시 부활한 오늘의 한국은 어떤 상황인지 간단히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저는 경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위키의 내용을 주 레퍼런스로 했지만(아마 제 전공 교수님이 이 사실을 아셨다면 저를 가만 두지 않으실 것입니다 ㅎㅎ 뭐? 위키?) 큰 골자는 제가 읽은 글들을 토대로 했습니다.

 

물론 신자유주의 경제의 등장이 꼭 래퍼곡선 때문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레이건 정부는 자신들의 정치적 행정적 소신대로 이끌었을 것이고 뒤를 이은 부시도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많은 것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했던 정책은 실패했고 우리 정부는 그 실패한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고요.

모두가 힘든 지금, 올해는 어떤 행복해 지는 뉴스가 좀 가득 했으면 좋겠습니다.

 

 

p.s 이 글을 쓰기 시작한게 제법 오래 전 부터였는데 진도도 잘 안나고 맺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그제 뉴스를 보니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다음달에 출간한다는 뉴스를 보고 화르르 타올라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다 타고 하얗게 불태웠군요. 이글 이글 Ea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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