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음식에 제법 관대한 편입니다. 맛집 리뷰어도 아닌데다가 맛이라는게 상당히 주관적이기 때문이죠. 제가 맛있다고 해서 상대방도 맛있으리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오늘 적는 크리스탈 제이드 상하이 딜라이트는 감히 말씀드리는데 올해 제가 가 본 음식점 중(사실 2014년 가 본 음식점을 포함 해서도) 최악이었습니다.

며칠 전 고속터미널 센트럴 시티 파미에 파크에있는(이름도 참 기네요..) 폴 바셋에서 라떼를 마시고 어디로 이동할까 하다가 옆집인 크리스탈 제이드 상하이 딜라이트에 들어갔습니다. 사람들도 많은 편이었으나 만석은 아닌 저녁시간 이었어서 바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일단 자리를 안내 받고 메뉴를 정해 주문을 했습니다. 저희가 주문 한 메뉴는 탕수육과 게살 볶음밥.

그리고 주문한지 5분정도 지났는데도 다른 테이블에는 모두 제공한 엽차 주전자를 안주길래 벨을 불러 호출해 엽차를 달라고 했습니다. 바쁘다 보면 깜빡 할 수도 있죠. 그것까지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떫어서 무슨 맛인지 알 수 없는 엽차떫어서 무슨 맛인지 알 수 없는 엽차


문제는 엽차의 맛입니다(자스민 차 인듯 합니다). 찻잎을 빼지 않고 계속 넣기만 했는지 떫어서 두번 입을 대기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차에서 수돗물 맛이 너무 심하게 나서 이걸 클레임을 걸어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K양에게 괜찮냐고 물었더니 제가 생각한 것과 똑같은 말을 하더군요.

경험상 한개 엽차가 이러면 다른 엽차도 대부분 같은 상황인 경우가 많아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찻잎을 갈지 못할 만큼 바쁜 식당일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죠.

그리고 주문한지 15분만에 탕수육이 나왔는데, 저희 테이블보다 늦게 입장한 옆 테이블은 이미 저희보다 먼저 탕수육이 나와 반쯤 먹었을 때 였습니다. 알바가 헷갈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슬슬 맘이 불편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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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찹살탕수육딱딱한 찹살탕수육



탕수육 한두점 먹어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은 먹음직스러워 보이지만...

최근 유행하는 탕수육인 찹쌀 튀김옷 탕수육 입니다.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탕수육이어야 하는데... 딱딱해서 입 천장은 찔리고 턱이 아플 지경이었으며 고기에 튀김옷이 어느쪽은 너무 얇게 어느쪽은 너무 두껍게 입혀져 있었습니다. 그래도 둘 다 꾸역꾸역 먹긴 했습니다만 대화는 급속도로 줄었습니다. 게살 볶음밥을 기다리면서요. 볶음밥이 하도 안나오길래 노량진에 게 잡으러 갔나보다 라는 썰렁한 농담도 함께 했습니다.

기다리다 도저히 못참고 종업원을 불러서 볶음밥 주문이 들어갔는지 물어 봤습니다. 그러더니 잠시 후 다른 종업원이 다른테이블 주문 분량과 함께 볶음밥 세개를 들고 나타나 나눠주더군요.

주문한 지 23분만에 받은 볶음밥. 게살은?주문한 지 23분만에 받은 볶음밥. 게살은?


주문은 19:35분에 했는데 볶음밥은 19:58분에 받았습니다. 게살 볶음밥인데 게살을 너무 산산히 부수어 놓아 게살이 실타래처럼 보이는군요. 그리고 조금 먹다가 이상한걸 발견했습니다.


양상추가..... 썰어놓은지 좀 되었나 봅니다.

썰어놓은 지 오래 되어 갈색으로 변한 양상추썰어놓은 지 오래 되어 갈색으로 변한 양상추


.....
혹시 볶음밥에 들어가는 굴소스 때문인가 싶었지만 먹어보니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썰어둔지 한참 지난 맛이더군요. 이런 상태의 양상추는 편의점 햄버거에서나 볼 수 있었는데(그나마 버거킹 같은데서는 본적도 없는) 당혹스러웠습니다.

게다가 같이 나온 계란국은 끓인지 오래되어서 탄맛이 나는 데에 수돗물을 더 붓고 싱거울까봐 소금으로 간을 맞춘 모양이었습니다. 도저히 먹을 수가 없는 상황...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야 말았습니다.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야 말았습니다.


저는 평소에 음식은 남기면 안된다는 쪽이라 웬만해선 싹싹 다 비우는 편인데 결국 K양과 저 둘 다 식사를 멈췄습니다. 20:08분. 식당에 들어가 주문을 한 지33분 만이었습니다. 더이상 먹기가 어렵더군요.

피날레 펀치는 카운터에서 먹었습니다. 맛있게 드셨냐고 하길래 카드를 주면서 '아니요'라고 하고 뭔가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34,000원 입니다' 하며 그냥 계산을 하더군요. 계산하는 사람이 힘들어서 정신이 반쯤 나간 것 같았습니다.

식당을 나올때까지만 해도 사실 이 글은 쓰고싶지 않았습니다. 서비스라는건 받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서비스의 기준이 높다면 이곳에서 받은 서비스가 제 성에 차지 않을수도 있는 것이구요.
그런데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음식값은 34,000원....음식값은 34,000원....


모든 물건은 제 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품에 얼마의 가격을 지불한다고 했을 때 가격에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이 통상적이죠. 그런데 이곳의 서비스는 전혀 통상적이지 않았습니다.

크리스탈 제이드 상하이 딜라이트 - 이름도 길다.크리스탈 제이드 상하이 딜라이트 - 이름도 길다.


'겨우 볶음밥 하나 탕수육 하나 먹어보고 글 막쓴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천원짜리 김밥을 먹은것도 아니고 이정도 화는 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가격에 이정도 형편없는 음식은 먹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인터넷에서 보니 이 음식점의 메인 메뉴는 샤오룽바오 인 것 같은데, 만약 여기 가신다면 제가 먹은 탕수육과 게살 볶음밥은 절대 드시지 말고 다른 메뉴를 드셨으면 합니다. 인터넷 블로그의 다른 분들은 맛있게 드셨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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