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먹을 곳을 찾다가 동보성에 다녀왔습니다. 간판에는 “전통옛날짜장”이라고 적혀 있었고, 외관만 보면 요즘식 중식당이라기보다는 오래된 동네 중국집에 가까운 인상이었습니다.

저는 중국집을 볼 때 짜장면보다 볶음밥을 먼저 보는 편입니다. 볶음밥은 밥을 얼마나 잘 볶았는지, 계란과 재료를 어떻게 쓰는지, 짜장 소스가 어떤지, 짬뽕국물이 대충인지 아닌지를 한 번에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동보성 볶음밥은 화려한 맛은 아니지만, 오래된 중국집 볶음밥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은 갖춘 한 그릇이었습니다. 다만 강한 불향이나 아주 고슬고슬한 볶음밥을 기대한다면 조금 심심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홍대 동보성 첫인상

동보성은 홍대 번화가 안쪽에 있는 오래된 중국집 분위기의 매장입니다. 외관은 흰색 타일 건물에 큼직한 손글씨 간판이 붙어 있어 멀리서도 눈에 들어옵니다. 간판에는 “동보성 전통옛날짜장”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요즘 홍대에는 새로 생긴 음식점이 많지만, 동보성은 그런 가게들과는 결이 다릅니다. 세련된 인테리어 맛집이라기보다는 오래 버틴 중국집의 느낌에 가깝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반가울 수 있고, 깔끔하고 정돈된 최신식 중식당을 기대한 사람에게는 조금 낡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시간은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2시 무렵이었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은 아니어서 혼자 들어가기에 부담은 크지 않았습니다.

볶음밥 9,000원, 구성은 괜찮았다

주문한 메뉴는 볶음밥입니다. 메뉴판 기준 볶음밥은 9,000원이었습니다.

요즘 홍대에서 만 원 안팎으로 한 끼를 먹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격 자체는 특별히 저렴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볶음밥에 짜장 소스와 짬뽕국물이 함께 나오는 구성을 생각하면 납득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볶음밥은 큰 접시에 담겨 나왔고, 밥 위에는 계란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계란 안에는 새우도 보였습니다. 접시 한쪽에는 짜장 소스가 넉넉하게 담겨 있었고, 따로 작은 그릇에 짬뽕국물이 함께 나왔습니다.



일단 구성만 보면 제가 생각하는 중국집 볶음밥의 기본형에 가깝습니다. 볶음밥, 계란, 짜장, 짬뽕국물. 이 네 가지가 같이 나와야 비로소 중국집 볶음밥을 먹는 느낌이 납니다.

 

볶음밥 맛 평가

볶음밥 자체는 아주 고슬고슬하게 날리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밥알이 살아 있는 강한 볶음밥이라기보다는, 오래된 중국집에서 먹던 익숙한 볶음밥에 가까웠습니다.

요즘식으로 강한 불향을 입힌 볶음밥을 기대했다면 다소 얌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름지기만 하거나 질척한 볶음밥은 아니었습니다. 밥과 계란, 자잘한 재료가 적당히 섞여 있었고, 단독으로 먹었을 때도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계란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볶음밥 위에 얇게 흩뿌린 계란이 아니라, 한 장 덮어 올린 형태였습니다. 여기에 새우가 들어가 있어 비주얼상으로도 허전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볶음밥만 놓고 보면 강한 개성은 없습니다. “와, 여기 볶음밥 때문에 다시 와야겠다”는 느낌까지는 아니었습니다. 대신 “이 정도면 오늘 점심으로 실패는 아니다” 쪽에 가까웠습니다.

 

짜장 소스는 볶음밥의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

볶음밥에 같이 나온 짜장 소스는 존재감이 꽤 컸습니다. 색은 진했고, 윤기가 있었습니다. 볶음밥만 먹었을 때는 조금 평범하게 느껴지던 맛이 짜장 소스를 얹으면 훨씬 안정적으로 바뀝니다.

개인적으로 볶음밥에 짜장을 한 번에 다 비비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밥만 먹고, 그다음에는 짜장을 조금씩 얹어 먹는 편입니다. 그래야 볶음밥 자체의 상태와 짜장 소스의 맛을 따로 볼 수 있습니다.

동보성의 볶음밥은 짜장을 얹었을 때 더 설득력이 생기는 메뉴였습니다. 밥 자체가 아주 강한 타입은 아니기 때문에, 짜장 소스가 들어가야 완성도가 올라갑니다. 짜장이 너무 묽거나 달기만 했다면 아쉬웠을 텐데, 이 부분은 무난했습니다.

 

짬뽕국물은 왜 중요한가

중국집 볶음밥에서 짬뽕국물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볶음밥이 아무리 괜찮아도 옆에 나오는 국물이 밍밍하면 전체 인상이 흐려집니다.

동보성의 짬뽕국물은 색이 붉고, 볶음밥의 기름기를 정리해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아주 깊거나 인상적인 국물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볶음밥과 함께 먹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볶음밥을 몇 숟가락 먹고 짜장을 얹은 뒤, 짬뽕국물을 한 숟가락 먹으면 다시 입이 정리됩니다. 이 흐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볶음밥, 짜장, 짬뽕국물이 한 세트로 돌아가는 느낌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혼밥하기 좋은가

혼자 먹기에는 괜찮았습니다. 점심 피크를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크게 눈치 보이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매장이 아주 조용하거나 혼밥에 특화된 공간이라는 느낌은 아닙니다. 그냥 오래된 중국집에서 혼자 밥 한 그릇 먹는 느낌입니다. 저처럼 이어폰을 끼고 유튜브 하나 틀어두고 밥 먹는 사람이라면 크게 불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홍대 근처에서 일하다 보면 점심을 애매하게 놓칠 때가 많습니다. 12시에는 바쁘고, 1시에는 귀찮고, 2시가 되면 배는 고픈데 뭘 먹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럴 때 동보성 볶음밥은 선택지 안에 넣어둘 만합니다.

 

아쉬웠던 점

가장 아쉬운 점은 볶음밥 자체의 임팩트가 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밥알이 더 고슬고슬하거나, 불향이 조금 더 살아 있거나, 재료의 씹는 맛이 더 뚜렷했다면 훨씬 좋은 인상이 남았을 것 같습니다.

또한 홍대에서 10,000원짜리 볶음밥이라고 생각하면 가격 대비 아주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이해는 되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에게 만 원 점심은 여전히 가볍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구성은 좋았습니다. 짜장 소스와 짬뽕국물이 함께 나오고, 계란과 새우가 올라간 볶음밥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인 만족감은 있습니다.

 

다시 방문할 것인가

일부러 멀리서 찾아갈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홍대 근처에서 혼자 늦은 점심을 먹어야 하고, 라면이나 편의점 도시락 말고 밥다운 밥을 먹고 싶을 때라면 다시 갈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집 볶음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먹어볼 만합니다.

동보성 볶음밥은 대단한 맛집의 한 그릇이라기보다는, 오래된 중국집이 주는 익숙한 한 끼에 가깝습니다. 기대치를 너무 높이면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늦은 점심에 혼자 조용히 먹기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한 줄 결론

홍대 동보성 볶음밥은 강한 불향이나 특별한 개성보다는, 짜장과 짬뽕국물까지 갖춘 오래된 중국집식 볶음밥의 기본을 보여주는 한 그릇이었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홍대 근처에서 혼밥할 중국집을 찾는 분.
짜장 소스가 함께 나오는 중국집 볶음밥을 좋아하는 분.
강한 개성보다 익숙한 옛날 볶음밥을 선호하는 분.
점심시간을 놓치고 밥다운 한 끼를 먹고 싶은 분.

 

이런 분께는 애매할 수 있습니다

강한 불향의 고슬고슬한 볶음밥을 기대하는 분.
세련된 중식당 분위기를 원하는 분.
가격 대비 확실한 임팩트를 중요하게 보는 분.
볶음밥만으로 강한 만족감을 기대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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